쌍문동 덕선이네 가는 길…알고 보니 인천 십정동
"○○야, 밥 먹어라."
엄마의 목소리가 저녁 골목길에 울러 퍼지던, 그 시절의 따뜻한 추억에 전 세대가 응답했다. tvN '응답하라 1988'은 지난 11월 첫 방송 됐다. 이후 지금까지 6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에 이은 뜨거운 인기다.
1980년대 당시를 그대로 옮긴 듯 한 명장소도 화제다. 서울시 도봉구 쌍문동은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드라마는 1988년 쌍문동의 한 골목길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혜리가 학교에서 집으로 달음질하던 골목은 인천 부평구 십정동 열우물 벽화마을의 골목길에서 촬영됐다. 드라마에 인기에 힘입어 이곳은 연일 관광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tvN '응답하라 1988'의 배경이 된 촬영장소를 직접 찾아가봤다.
Q. 덕선이가 언니 보라의 재킷을 집에 가져가기 위해 뛰어가던 곳은?
A. 인천 부평구 십정동 열우물 벽화마을
'응답하라 1988' 2화에서 덕선(혜리 분)은 언니 성보라(류혜영 분)가 아끼는 청재킷을 몰래 입고 학교에 간다. 동생 노을(최성원 분)은 이 소식을 알리러 덕선의 학교에 뛰어간다. 덕선은 학교에서부터 쌍문동의 집까지 전력질주하게 된다. 덕선이 청재킷을 휘날리며 집까지 뛰어가는 코믹한 장면은 쌍문동이 아닌 인천 부평구 십정동 열우물 벽화마을에서 촬영됐다.
인천 부평구 십정1동 근처는 60~70년대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곳은 만석동과 함께 인천의 대표적인 달동네로 꼽힌다. 이곳이 벽화마을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2002년부터다. 젊은 예술가들은 '열우물길 프로젝트'를 통해 마을 담벼락과 계단 곳곳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좁은 골목길과 가파른 계단 곳곳마다 꽃과 나비 등 다양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곳은 영화 '나쁜 녀석들', '악의 연대기', 드라마 '가면' 등 각종 드라마나 영화, CF 촬영지로 등장했다. 출사지로도 사랑받는 장소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재개발로 인한 철거작업이 시작됐다. 아파트와 상가가 2019년까지 들어설 예정이다. 십정동 벽화 마을을 방문하려면 서두르는 것이 상책이다.
십정동 열우물 벽화마을을 가장 쉬운 방법은 '상정초등학교'를 찾아가는 것이다. 인천 상정초등학교는 1989년 개교했다. 초등학교 앞에는 학교와 함께 26년째 자리를 지키는 가게가 있다. 바로 '상정문구슈퍼'다. 슈퍼 앞에는 뽑기가 가게 내부에는 불량식품과 학용품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다. 십정동 마을의 상징적인 존재인 상정문구슈퍼는 내년이면 철거와 함께 사라질 예정이다.
상정문구슈퍼 주인 정순자(57) 씨는 "가게가 허름하고 볼품없는데 어제도 대구에서 아가씨 2명이 올라와서 구경하고 갔다. 어떻게 알고 매일 손님들이 방문한다"며 "우리 가게도 몇 년 전 책자 표지에도 등장하기도 했다. 30년 가까이 가게를 지켜왔는데 내년에는 재개발된다고 하니까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구 십정동 열우물 벽화마을 가는 법
인천 상정초등학교 앞 상정문구슈퍼를 기준으로 계단을 올라가면 더욱 쉽게 벽화마을로 갈 수 있다.
☞시외버스 이용 시
◆동서울터미널(고속) 출발 인천종합터미널 도착, 가격 : 일반 4500원, 중고생 3200원, 아동 2300원(1시간 10분 소요)
☞자가용 이용 시
◆인천광역시 부평구 상정로 50(십정1동 198) 인천상정초등학교 근처 도착. 주차 불가능, 주변 공영주차장 이용
☞버스 이용 시
◆35, 103, 103-1, 903, 3-2, 10, 111 등 이용 인천세무고.상정고 정류장 하차 후 도보 5분 소요
☞지하철 이용 시
◆ 1호선 백운역 혹은 인천1호선 부평삼거리역 하차 후 버스 이용
포커스뉴스/한지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