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은 그 지역의 역사적, 공간적 특수성을 함축한 중요한 인프라.....

이상복 군수를 비롯한 공무원들이 풍물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

강화풍물시장 어찌하면 좋을까?

지난주 추석을 앞두고 이상복 강화군수를 비롯한 많은 공무원들이 강화사랑상품권으로 추석 제사용품과 물건을 사고자 재래시장인 강화풍물시장을 찾았다.
이날 풍물시장은 활기가 넘쳤고 1층 농수축산 점포는 물론 2층 식당가도 손님들로 붐볐다.

추석명절 탓인지, 시장분위기는 살아있었다. 강화풍물시장은 현재 자리로 오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현 공영주차장이 있는 복개천에 있을 때만 해도 ‘불법이다.’ ‘생존권이다.’해서 상인들은 강화군과 하루가 멀다 하고 잦은 마찰을 빚어왔다.
현재의 자리에 시장을 건축하는 과정에서도 설계와 부실공사 논란이 커, 상인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 사이에도 풍물시장이 애물단지로 남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여론에 힘입어 수억 원의 군민 혈세를 들여 시장 내 냉·난방과 편의시설을 갖추었다. 현재 이처럼 편리한 구조개선과 막대한 예산투입에 비해 시장의 변화가 늦어지는 것은 시장 스스로의 노력 부족 탓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시장주변에는 농협 하나로 마트를 비롯한 기업형 슈퍼마켓(SSM)들이 금융기관 버금가는 친절과 서비스로 연중세일 등 공격적 마케팅 영업을 하고 있다.

이들과 경쟁하는 강화풍물시장은 어떤가?

재래시장은 그 지역의 역사적, 공간적 특수성을 함축한 중요한 인프라다, 이에 재래시장은 그곳만의 향토적 이미지와 차별화된 분위기, 장소 특유의 정서적인 구조를 살려나가야…. 잘 훈련된 마케팅 조직 SSM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강화풍물시장은 미안하지만 이러한 재래시장의 기본 동력을 아직 갖추지 못했다, 그 어디에도 역사의 고장 강화와 연계된 분위기를 찾을 수 없고 강화만의 독특한 공간적 의미도 없다, 화장실, 주차장, 휴게시설 같은 고객 편의시설 역시 소비자 처지에서 보면 낙제점을 겨우 면한 수준이다.

시장 구조물 또한 공간적 활용도와 디자인 면에서 전통이라는 말이 민망 할 정도로 정체성이 모호한 것도 사실이다.

서비스, 위생 면은 어떨까, 이 질문에 상인들 스스로 대답하고 곱씹어 봐야 한다, 솔직히 지역 주민들에게 불친절은 시장의 등록상표처럼 붙어 있다, 이날 김순호 강화부군수와 기자단, 공무원들이 시장에서 물건을 산 후 점심을 먹기 위해 한 식당을 찾았을 때도 맞은편 식당 주인의 행동은 불친절을 떠나 횡포에 가까웠다.
보란 듯이 소주병 상자를 발로 차 위화감을 조성하고 군청 일행에게 "왜, 앞집에만 팔아주느냐?"라며 불만의 속내를 숨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 같은 소란은 한참 동안 계속됐다.

지역 특성상 대부분 상인과 안면이 있고 이웃인 시장 내에서 내 집 물건을 팔아주지 않는다고 감정을 노출하면 누가 시장을 찾아가 물건을 사고 밥을 먹겠는가?……. 이런 분위기가 현재 강화풍물시장의 민 낮처럼 보여 너무 답답하고 안타깝다.

자신들의 마트에 상품권 사용을 중단했다고 노골적으로 상품권판매를 거부한 강화농협 같이 조합원과 그 가족 등 수천 명이 소속된 집단과 선거직 단체장이 불편한 관계을 유지하는 것이반가울 리 없다. 그러함에도 원칙에 반하는 물꼬가 한번 터지면 두 번 다시 막기 어려워 비싼 대가가 예상되지만, 재래시장, 골목상권을 지키고 살리기 위해 강화사랑상품권을 발행하고 애용을 호소하는 것이다.

풍물시장도 재래시장 살리기에 방관해서는 안 된다.

타 시장의 성공 밴치마킹도 중요하지만 시장 상인들 스스로 위기의식을 가지고 시장을 살릴 수 있는 냉철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실천에 옮기는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강화군청과 8만여 군민들이 강화풍물시장의 홍보대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시장 상인들에게 달렸다, 시장이 나서서 비전을 제시하고 그 실천들이 군민들의 마음에 녹아내릴 때 내향적 풍물시장 자랑이 시작될 것이다.

재래시장은 보통 3~4대에 걸친 단골이 이어지고 시장물건에 대한 신뢰와 품질보증, 현대적 마케팅 요소들을 도입한 각종 할인행사, 포인트 적립, 다양한 이벤트와 음식재료, 생필품, 먹을거리에 전통과 문화, 지역 인정을 덤으로 주는 곳이 되어야 한다.

이웃 간 소통장소, 생기 넘치는 분위기, 우리가 생산한 농수축산물, 예스럽고 푸짐한 음식들……. 그리고 구수한 입담, 손님과 상인의 행복한 웃음소리 등 싱그럽고 풋풋한 공간, 이 모두는 우리가 지향하는 강화풍물시장의 모습이다

"강화 풍물시장 어찌하면 좋을까"  군과 군민들의 고민, 이제 시장 상인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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