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소창 명산지인 강화의 전통을 잇는 ‘강화 소창체험전시관’


400년이 넘은 국내 최고 역사의 섬유산지 강화의 전통문화가 새로운 친환경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소창 명산지인 강화의 전통을 잇는 ‘강화 소창체험전시관’이 그곳이다.

고려 시대부터 이어진 강화 직물사업은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점차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강화군은 잊혀가는 소창 사업을 기반으로 관광 상품화를 계획하면서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한 가치 재창조 사업을 추진했다. 기존 시설을 활용한 소창직물 전시홍보관을 조성하고 관광객들의 편의시설을 마련하는 등 강화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꾸몄으며, 소창을 활용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전문 스토리텔러 양성을 통해 강화 소창직물의 가치를 홍보했다.

최근 코로나19 감염증 예방 우려로 전시관은 현재 임시 휴관 중이지만, 강화군은 휴관 기간 중 소창체험관 지붕 보수공사를 시행하면서 더 많은 이들이 체험관을 찾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군은 또 체험관 주변 부지를 추가 매입해 소창 기념품 판매소와 관광객 체험공간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는 등 강화 관광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본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강화 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강화소창체험관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옛 강화 생활문화 공간을 그대로 재현한 소창체험관

강화소창체험관은 강화읍 신문리 옛 평화직물공장 한옥 및 염색공장 부지에 조성됐다. 지난 2016년 강화군이 시비와 군비를 포함해 6억5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부지를 매입한 뒤 내부 리모델링을 통해 강화소창직물 전시관, 교육 및 체험관 등을 조성했다. 특히 전통 다도 체험관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잊혀가는 국내 전통차를 직접 맛볼 기회를 제공해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체험관 내부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소창전시관과 소창 직조 시연관이 눈에 띈다. 이곳에는 1890년대부터 시작해 1950년대까지 소창 제조에 쓰였던 옛 재봉틀이 가지런히 전시되어 있다. 특히 원사와 원사 풀기, 표백, 풀 입히기 등 과거 소창 제조공정을 그대로 재현해놓아 마치 박물관과 같은 느낌을 준다. 이곳에서는 직접 소창 제조과정을 체험해볼 수 있으며 손수건이나 소창 기저귀 등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제품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또 시연관 밖에는 옛 평화직물공장에서 사용했던 기계 직조기가 전시되어 있으며 소창의 재료인 목화를 직접 재배하는 텃밭을 볼 수도 있다.

건너편 다도 체험관에 들어가면 일제강점기 강화지역 한옥의 멋을 느껴볼 수 있다. 이곳은 1938년에 지어진 한옥으로 최소한의 리모델링만 가해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창문과 벽 등 내부 곳곳에는 강화 소창으로 만든 색색의 소품들이 걸려있어 색다른 느낌을 자아내고 있으며, 다기와 찻잔 덮개 등 옛사람들이 사용한 그대로의 생활용품을 마주할 수 있어 마치 과거로 되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다도체험관 뒤편 정원에 다다르면 옛 우물모형 뒤로 여러 장독대가 놓여있다. 또 과거 강화지역 부잣집에 빠지지 않고 심었다는 향나무 두 그루 뒤로 관람객들을 위한 쉼터가 조성되어 있어 앉아있으면 옛날 시골 할머니 집을 찾아온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강화군, 강화 전통산업 가치를 재창조하다

국내 최초 문화원인 강화문화원이 지난 1976년 펴낸 강화사에 따르면 강화지역에서는 400여 년 전부터 국내 최대 섬유 산지로 꼽힌다. 각종 문헌을 종합하면 고려가 몽고의 침입을 피해 강화로 천도한 이후부터 강화 직물의 역사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일제강점기인 1916년 강화 직물조합이 설립될 정도로 본격화됐으며, 광복 이후 1960~70년대 전국 섬유산업의 최전성기를 누릴 정도로 강화를 대표하는 전통기반사업이었지만, 이후 개발도상국의 저가 직물이 대거 수입되면서 직물사업은 점차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자칫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질뻔한 전통문화사업이 부활한 것은 강화군의 노력 덕분이다. 친환경적인 강화 소창 직물산업 육성을 통해 경제 활성화는 물론, 사라져가는 전통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가치를 재조명하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 강화군의 구상이다..
군의 과감한 시도는 점차 결실을 보고 있다. 지난 2018년 강화군이 올해의 관광도시에 선정되면서 소창직물 육성산업이 강화 관광 활성화에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도 했으며, 2017년 인천시 주관 ‘인천 가치 재창조 선도사업’에서 2위를 차지해 성과를 인정받기도 했다.

군은 올해 기존 문간채를 관광객 쉼터로 탈바꿈하고 현 소창체험관 주변 건물 2곳을 새로 매입해 체험관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많은 관광객이 동시에 체험관을 방문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신축 건물에는 기념품 판매점과 창고 등을 새로 들여 소창 관광 상품화에 주력하는 한편 장애인 화장실 조성 등 관광객들의 편의를 높일 방침이다.

유선주 군 문화관광과 관광마케팅팀 주사는 “체험관 내 관광객 쉼터가 비좁다는 의견이 많아 공간 재배치를 통해 쉼터를 새로 조성키로 했다”며 “신규 건물의 경우 기존 주택 리모델링보다는 소창체험관과 어울릴 수 있는 건축물을 새로 짓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인터뷰] 소창체험장 김선숙씨

 

“강화를 찾는 많은 사람에게 강화 소창 제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강화소창체험관을 지키고 있는 김선숙씨(사진)는 친환경 제품이 주목받는 요즘, 강화 소창 제품이 주목을 받아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김 씨는 “어린 시절 할머니 댁을 방문한 듯한 편안함과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성이 강화 소창이 가진 매력”이라며 “소창 천으로 직접 만든 소품들을 보고 관광객들이 크게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화군은 올해 체험관 확장공사를 추진하면서 관광객들이 직접 소창으로 만든 손수건, 아기 기저귀 등 실생활에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을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을 꾸밀 계획이다. 김 씨는 “지난해 체험관을 방문한 외국인 여성 관광객에서 소창으로 만든 가방과 손수건을 선물했는데 매우 만족하고 좋아했다”며 “소창으로 만든 다양한 실용적인 제품들이 강화 대표 관광상품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발을 벗고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편안함을 소창체험관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은 김씨는 “가족 단위로 체험하고 간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체험관이 많이 알려져 최근까지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로나19 감염증 예방 우려로 체험관이 일시 휴관한 점이 아쉽다는 김씨는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하게 된다면 체험관 내부에서 프리마켓을 열고 각종 전통공연 개최도 계획하고 있다”며 “소창체험관이 강화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편안한 힐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강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