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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강화만(江華灣)의 꿈장인성(시인. 스토리텔러)
강화신문 | 승인2020.02.07 03:14


민족의 젖줄인 한강을 비롯하여 임진강 예성강 등 세 개의 큰 물줄기가 흘러들어 만들어낸 바다라 해서 ‘강물이 피워낸 꽃송이’ 즉 강화(江華)라는 예쁜 지명까지 얻게 한 우리의 바다 강화만, 그 품안에 3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을 끌어안고 있기에 강화군도(江華群島)라고도 불리지만, 박완서의 소설 <엄마의 말뚝>에서는 분단의 바다가 되었다가 신영복의 수필 <철산리의 강과 바다>에서는 남북의 강물이 여기에 이르러 하나의 바다가 되는 평화의 바다이고 희망의 바다로 묘사되어 있다.

몇 해 전, 그 강화바다를 빠짐없이 누빌 기회가 있었다. 서해제일의 황금어장시절, 70여개나 되던 옛 나루터의 흔적을 찾아다니며 그 포구를 터전으로 삼았던 어촌마을 사람들의 애환을 기록으로 남겨놓기 위해서였다. 그때 어업지도선 꽁무니에 걸터앉아 파도를 가르며 ‘우리 강화바다는 대체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라는 엉뚱한 생각을 하곤 했다. 군청에서는 풍요롭고 건강한 바다를 만들어준답시고 해마다 대규모의 치어를 방류해주고 정성스럽게 주변 환경을 정화해 줘도 강화만은 그저 시큰둥하게 보였다. 그러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원대한 꿈을 꾸고 있음이 분명한데 대체 그것이 무엇일까를 궁금해 했던 것이다.

아시다시피 우리 강화만은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광대한 갯벌을 만들어낸 통 큰 바다다. 캐나다 동부해안갯벌. 미국 동부해안과 북해연안갯벌. 아마존유역에 형성된 갯벌과 어깨를 겨루는 곳이 강화만 갯벌인 것이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가장 쓸쓸한 형편을 견디고 있는 곳이 우리네 강화만 갯벌이다. 다른 곳은 모두 세계적인 해양생태공원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강화만은 그 대열에 합류하지를 못하고 있다. 분단조국의 접경지역에 위치한 긴장지대라는 것이 원죄다.

어찌 서글프지 않으랴. 접경지역이 아니라면 세계적인 해양관광지로 명성을 날리며 품에 기대어 살아가는 지역민쯤이야 거뜬히 먹여 살릴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몇해전 해양수산부가 거대갯벌을 세계적인 해양생태관광지로 개발한 독일 와덴해 등을 벤치마킹하여 우리 강화만을 동양 최대의 해양생태공원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그 계획이 현실화 된다면 지금까지 개발 장애요소가 되었던 분단현장의 긴장감은 평화를 갈망하는 세계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어 지역경제를 살찌울 것이고, 분단의 바다는 평화의 바다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슴이 잔뜩 부풀기도 했었다.

바다를 잘 경영하는 민족이 강성해진다는 것은 고금의 진리다. 하물며 바다를 살아가는 섬사람으로서야 끊임없이 바다를 개척하고, 그 바다가 지니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찾아내는 일보다 중요한 일이 무엇이겠는가.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게는 해양생태계의 보물창고라는 갯벌이 무량하게 펼쳐져있는 강화만이 있다. 그리고 그 위에는 3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꽃송이처럼 떠다니고, 지구촌에서 하나뿐인 분단의 풍경은 나라밖 사람들에게 퍽이나 이채롭고 흥미로운 볼거리가 될 것이다. 이러니 어찌 우리의 강화만이 세계적인 해양관광지로서의 영화를 꿈꾸지 않을 수 있겠으며, 그 바다에 안겨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어찌 그 꿈을 거드는데 소홀할 수 있겠는가.

 

강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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