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화합을 통한 국정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원유철 원내대표, 황진하 사무총장, 김정훈 정책위의장 등 새누리당 신임 주요 지도부가 오늘 청와대에서 회동한다.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만남은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이번 회동으로 국회법 개정안 및 유승민 전 원내대표 거취 논란으로 악화됐던 당·청 관계가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될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6·25 발언’에서 여당 지도부를 향해 ‘배신의 정치’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극도의 불신감을 표출했다. 여당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둘러싸고 당내 갈등으로까지 확산됐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결국 8일 사퇴하면서 갈등은 매듭됐지만 당·청관계는 적지 않은 상흔을 남겼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의 리더십으로 원유철 원내사령탑 체제가 신속하게 출범하면서 당·청관계가 빠르게 회복하는 국면을 맞고 있다. 정치권에 소통창구가 많은 현기환 전 의원을 새 정무수석에 임명한 것도 당·청관계 회복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평가를 할 만하다. 김 대표도 친박의 황진하 의원을 새 사무총장으로 임명하고 당직 전반에 걸쳐 친박과 비박의 탕평 인사를 통해 청와대 기대에 호응했다고 하겠다. 이런 일련의 노력이 있기에 박 대통령과 김 대표 등 당 지도부의 회동은 물밑에서 진행돼온 당·청관계 복원 노력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번 청와대 회동을 통해 그동안 불협화음으로 인한 국정의 혼선을 가져왔던 전철을 밟지 말고 여권의 국정운영 체제를 재정비하는 자리가 되도록 노력하길 기대한다. 특히 이번 회동을 계기로 ‘생산적인 당·청 협력관계’를 위해 다양한 채널의 새로운 소통 시스템 구축을 위해 힘쓰길 바란다. 박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회동이 이뤄지면 우선 중단 상태에 놓인 당·정·청 회의체도 재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마침 원유철 신임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미뤄왔던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를 하루빨리 재개하겠다고 했다. 시의적절한 의견이다. 서둘러야 한다. 추가 환자가 나오지 않고 잦아졌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사태에서 드러난 허술한 방역체계 정비와 관련 피해 지원 등 후속 대책 마련에 당·정·청의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리스에 대한 채권단의 추가 구제금융 타결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위험이 고개를 숙였으나 언제 또 불거질지 모르는 데다 중국 주식시장 거품 붕괴로 인한 차이나 쇼크 등 국제금융시장의 동요가 국내 시장을 흔들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런 위급한 시점에 청와대와 집권당이 계파싸움에나 휘둘려 있었으니 국민이 보기엔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당·청은 무엇보다 경제활성화에 주안을 둬야 할 것이다. 지금은 추경 투입 등을 통해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당도 올 하반기가 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을 할 필요가 있다. 경기침체 등으로 국가적 위기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의 핵심축인 당·청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청와대와 여당이 제 위치에서 정신 바짝 차려도 국정의 성공을 확신하기가 쉽지 않다. 중심을 잃은 채 심하게 흔들리는 것은 위기를 자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당·정·청의 원활한 협력체제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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