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예술의전당 개관 30돌 무대에…"집 같은 느낌 주는 홀"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무대 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예술의전당 제공]

 

"차이콥스키 협주곡을 1천번, 브람스를 또 1천번 연주하는 것보다 함께 하고 싶은 아티스트와 의미 있는 연주를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최근 국내 무대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38)이 오는 13일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음악회' 무대에 선다.

그는 1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9세부터 꾸준히 연주해온 예술의전당은 제게 너무 편하고 집 같은 느낌을 주는 홀"이라며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이라는 특별한 이벤트에 함께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의 국내 무대는 2014년 이후 4년 만이다.

그는 '좀처럼 볼 수 없었다'는 질문에 "1년에 연주를 120회씩 하는 것보다 의미 있는 연주를 선택적으로 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며 말했다.

4세 때 바이올린을 시작한 바이올리니스트 그는 9세 때 링컨센터에서 주빈 메타 지휘의 뉴욕 필하모닉과 협연하며 '신동'으로 이름을 알린 뒤 쉼 없이 달려왔다.

뉴욕 필하모닉을 비롯해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등 유명 악단과 협연하며 주로 화려하고 낭만적인 연주를 선보여왔다.

"쿠르트 마주어, 로린 마젤, 볼프강 자발리쉬 등 어릴 때부터 함께 해온 거장 지휘자들이 많이 돌아가셨어요. 이제는 새로운 관계도 형성하고, 규모가 좀 더 작은 실내악 음악에도 관심을 두고 있어요."

이번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무대도 바이올리니스트 신아라·김다미, 첼리스트 박노을·이정란, 베이시스트 성민제 등 차세대 현악기 연주자 17명과 함께 한다.

이정란은 "사라 장의 차이콥스키 협주곡 연주를 TV에서 보며 자랐다"며 "그와 눈을 맞추고 함께 연주하고 조언도 들을 수 있다는 게 꿈만 같다. 공연의 에너지가 아주 설레고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사라 장은 "거꾸로 제가 더 많이 배우는 것 같다"며 "이렇게 훌륭하고 놀라운 분들과 함께하는 건 처음"이라고 이야기했다. "저도 나이가 많은 건 아닌데 저를 보면서 자랐다니까 기분이 이상하면서도 감사하다"며 웃기도 했다.

이들이 함께 연주할 레퍼토리는 사라 장이 현대적인 해석을 더한 곡들로 직접 선택했다. 비탈리의 '샤콘느'(M. Mueller 편곡 버전), 비발디의 '사계', 피아졸라의 '사계'(L. Desyatnikov 편곡 버전) 등이 연주된다.

그는 "'샤콘느'처럼 바로크 시대의 클래식 음악부터 비발디 '사계'처럼 순수하고 대중에게 인기 있는 음악, 피아졸라의 '사계'처럼 섹시하면서 우아한 음악까지 좋은 발란스를 갖춘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술의전당 30주년을 맞아 예술의전당 데뷔 무대에서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뉴욕 필 협연 직후 9세 때 예술의전당 무대에 처음으로 섰다"며 "당시 사람들이 어떤 할아버지에게 자꾸 인사를 하라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 대통령(노태우 전 대통령)이셨다"며 웃었다.

1990년 9세 때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협연 중인 사라 장 [예술의전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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