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학저널 "임신 중 완전한 금주는 단지 윤리적인 권고"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7일(현지시간) 영국의학저널(BMJ)에 실린 내용을 전하며 "임신 중 완전한 금주는 단지 윤리적인 권고"라고 보도했다. 제공=포커스뉴스

임신 중인 여성의 음주가 태아에게 해로운가. 오래전부터 끊임없이 논쟁이 있어온 주제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여전히 'Yes or No'로 나뉜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되도록 음주를 자제하자는 게 지배적인 분위기지만, 적정량의 알코올 섭취는 태아에게 무해하거나 심지어 도움이 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이 해묵은 논쟁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7일(현지시간) 영국의학저널(BMJ)에 실린 내용을 전하며 "임신 중 완전한 금주는 단지 윤리적인 권고"라고 보도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영국 정부 최고 보건 책임자는 임신 중인 여성들이 알콜 섭취를 피하길 권했지만 "만약 술을 마셔야할 경우, 일주일에 1~2회 와인 한두 잔 이하로 마셔야 아기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예 금주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닌 셈이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이보다 한발 더 나갔다. 연구원 측은 유산 위험이 있는 임신 초기 3개월 동안에만 알코올을 피하면 된다고 말했다. 영국 왕립대학의 산부의와 산부학자들도 이에 지지를 표했다.  

[Sky Champions Night In Berlin]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 측은 유산 위험이 있는 임신 초기 3개월 동안에만 알코올을 피하면 된다고 말했다. 제공=포커스뉴스

지난 2010년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공중의학과 역학부는 여성 1만1500명의 임신 기간 중 음주 행동을 조사한 후, 태어난 아이들의 건강을 다섯 살까지 살펴봤다. 

그 결과, 음주량이 많았던 여성의 아이들은 과다행동장애와 감정적인 문제를 겪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약간의 음주를 즐긴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전혀 그런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

퇴직 소아과 의사인 메리 마더와 가이즈 앤드 세인트 토머스 국가의료서비스기관 산과의학 연구자인 케이트 와일스는 이와 관련해 논쟁을 벌였다. 많은 나라들이 임산부의 알코올 섭취를 완전히 제한하는 것과 부닥치기 때문이다.

마더와 와일스는 소아가 태아 알콜 증후군, 지적장애, 성장·행동 이상, 저체중 등의 문제를 겪을 수 있다면서 "임신 중 어느 정도 알코올을 섭취해야 안전한지는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병원 산부인과 명예교수인 패트릭 오브라이언도 100% 태아의 안전이 보장되는 적정 음주 기준이 없다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임신 12주 후 약간의 음주가 태아에게 해롭다는 증거 역시 없다고 강조했다.

/포커스뉴스 유수진 기자 ussu@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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