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몰아치는 요즘 장롱 속에 켜켜이 쌓아 두었던 겨울옷을 찾느라 분주한 손놀림이 어느덧 연말을 향하고 있다. 들판에는 때늦은 가을장마에도 잘 자라준 벼와 밭작물들이 알찬 수확을 기대하며 농부의 가쁜 숨을 기다리는 듯하다.매년 이맘때 쯤이면 차가워진 날씨에 편승하여 각종 얼토당토않은 정보가 도처에 넘쳐 난다.그 가운데 하나가 아무도 없을 때 심장발작이 오면 어떻게 생명을 유지하는가에 대한 대처 방법이다. 이 때 제시된 방법이 억지로라도 크게 기침을 하고 심호흡을 유도하여 병원에 갈 시간을 확보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
아주 오래전 강화도는 육지와 동떨어진 섬이었습니다. 바다로 둘러싸인 강화도는 옛사람들에게 세상과 단절된 곳이어서 유배지로 때론 은신처이기도 했습니다. 세계열강의 침략이 본격화된 19세기에는 서울의 관문에 위치한 강화는 전쟁과 약탈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강화도는 민족의 수난이 닥치면 종교와 사상에 대한 열정과 애국심으로 극복해내는 전통을 가진 땅입니다.국가의 기운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하던 당시 1893년 강화 땅에 성공회는 갑곶나루터에, 감리교는 시루미 해변에서 첫 선교의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이후 일제의
강화특산물 순무, 그동안 석 박지 반찬으로 외지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순무 김치 그늘에 가려서 버려졌던, 순무 잎이 지역 음식점의 대표 메뉴로 등장했다. 화려한 변신이다. 누구도 예산 못했던 순무잎의 등장은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순무 시래기 밥은 벌써 입소문이 자자하다. 필자도 지인들과 점심에 두어 번 순무시래기 밥집을 다녀왔다. 고슬고슬한 강화 섬 쌀에 올려진 순무 시래기는 부드러웠다, 당근, 무채, 콩나물 등 비빔밥 고명으로 나온 각종 나물 중에서도 으뜸 돋보였다.함께한 지인들 모두 "맛있다, 놀랐다
강화군이 페이퍼 컴퍼니 유령회사들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페이퍼 컴퍼니의 사전적 의미는 글자 그대로 물리적 실체가 없이 서류형태로만 존재해 회사 기능을 수행하는 회사다. 일명 유령기업이다.강화군이 각종 관급 수의계약을 지역업체에 우선적 순번 배정을 하다 보니, 외지에 근거를 둔 회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부실공사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특히 이들 유령회사는 사무실도 없이 주소지만 이전해놓고, 전문건설업체 oo 대표, oo이사 등의 명암을 만들어 읍·면 사무소를 찾아다니며 수의계약을 종용하고, 여의치 않으면 공사현장을 찾
‘함께 만들어요! 풍요로운 강화!’를 비전으로 어느덧 출범 3년을 맞고 있지만, 포스트 코로나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선제적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담대한 도전의 시기가 기다리고 있다.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강화군은 지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와 함께 포스트코로나 변화의 바람를 돌파할 새로운 정책들을 750여 공직자와 함께 발굴하고 추진 대책을 연일 점검하고 있다. 지금 저는 오직 지역에 일자리가 넘쳐나고, 관광객이 북적이는 활력넘치는 강화군, 풍요로운 강화군만을 생각하고 있다.아무리 좋은 정책도 성공적인 정책
"왜, 우리는 가격이 제일 싼 백신을 맞아야 합니까?" 강화문예회관 백신 접종센터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자신이 맞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가격이 제일 싸다는 것에 분통을 터트렸다.가격만 놓고 보면 어르신 생각이 맞다. 그러나 가격이 싸다고 해서 품질이 낮은 것은 아니다.보건당국에 따르면 백신 가격이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생산시설과 백신 생산 기업의 목적이 영리, 비영리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화이자, 모더나는 백신생산 시설을 새로 증축했고, 아스트라제네카는 기존 시설을 이용해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었다.또, 아스트라제네카는 민간 기업
인류 역사는 ‘물 관리’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세계 모든 문명과 도시는 강을 끼고 발달했는데, 인류는 이 물을 이용해 농사를 짓고, 더 나아가 설비를 구축해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는 한편, 깨끗이 관리하기 위해서도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그래서 상·하수도의 역사는 5천 년이 넘습니다. 특히 고대 로마에서 상·하수도는 도시 건설에서 가장 중요했던 분야로, 지금까지도 로마에 가면 그 시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중세 들어 하수도 건설이 잠시 쇠퇴하면서 흑사병 같은 전염병이 전 유럽을 휩쓸었습니다. 또 근대
문재인 대통령은 올 1월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2021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방식은 예전과는 달랐다. 사상 처음으로 온·오프라인 혼합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다. 코로나 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대부분 기자회견장에 참석하지 못했다. 현장에 참석한 일부 기자들은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제비뽑기로 선정했으며,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기자들은 질문을 하기위해 ‘번호판’을 들어야했다. 이 또한 진풍경이었다. 대부분의 기자들은 가뭄에 콩 나듯 하는 대통령 기자회견 현장에 가지 못함으로써 대통령의
향토 언론은 지역의 등불이다…펜은 엄정하게 마음은 따뜻하게 “내가 언론에서 보는 것은 왕들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나는 인간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원한다.” 프랑스의 사상가 볼테르(1694~1778)가 언론에 대해 한 말이다. 언론 태동기에도 독자들이 원하는 건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이지 권력을 움켜쥔 왕의 칭송 기사가 아니었던 거다. 볼테르가 언론에 날린 ‘직격탄’은 뉴스 콘텐츠의 방향성에 대한 언론의 자명고(自鳴鼓)가 되고 있다.# 뉴스는 사람 사는 이야기다사실 뉴스는 원천적으로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언론
단군이 세 아들을 보내 쌓았다 해서 삼랑성(三郞城)이라고도 하는 정족산성(鼎足山城)은 천년고찰 전등사를 찾아오는 이들로 하여 사시사철이 붐비는 수도권 제일의 관광명소다. 조선시대에는 왕조실록을 보관했던 4대 사고(史庫) 가운데 하나인 정족산사고와 군사훈련장 등이 있던 중요한 사적지다. 지금은 전등사 일주문 노릇을 하고 있는 동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 둔덕에 양헌수(梁憲洙) 장군의 승전비가 있다. 1866년에 일어난 병인양요 때 강화도를 점령한 프랑스군을 격퇴시킨 전공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빗돌이다.구한말의 실권자인 흥선대원군은 천주
1. 강화평야 개땅쇠라는 말이 있다.전라도 사람들이 자신들의 끈질긴 근성을 내세우는 데 이용되고 있지만 원래는 남도의 갯벌지대인 보성 벌교 순천 등 해안가 사람들이 개땅(갯벌을 메운 간척지)을 일궈 농사를 짓는 억척스러운 모습을 이르는 말이다.그러나 갯벌을 농지로 간척한 개땅쇠의 역사가 처음으로 시작된 곳이 강화도이다. 1232년 6월, 당시 세계최강인 몽골군의 침략을 당한 고려조정은 도읍을 강화도로 옮겼다. 몽골과의 결사항쟁을 이어가기 위한 배수진이었다.그때 조정을 따라온 백성이 약 15만 명이고 관료와 군병을 합쳐 20만 가까운 인구가 강화로 밀려들어왔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천도 초기에는 각 지방에서 올라오는 세곡을 풀어 그 많은 이주민을 먹여 살릴 수 있었고, 길어야 한 철만
민족의 젖줄인 한강을 비롯하여 임진강 예성강 등 세 개의 큰 물줄기가 흘러들어 만들어낸 바다라 해서 ‘강물이 피워낸 꽃송이’ 즉 강화(江華)라는 예쁜 지명까지 얻게 한 우리의 바다 강화만, 그 품안에 3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을 끌어안고 있기에 강화군도(江華群島)라고도 불리지만, 박완서의 소설 에서는 분단의 바다가 되었다가 신영복의 수필 에서는 남북의 강물이 여기에 이르러 하나의 바다가 되는 평화의 바다이고 희망의 바다로 묘사되어 있다. 몇 해 전, 그 강화바다를 빠짐없이 누빌 기회가 있었다. 서해제일의 황금어장시절, 70여개나 되던 옛 나루터의 흔적을 찾아다니며 그 포구를 터전으로 삼았던 어촌마을 사람들의 애환을 기록으로 남겨놓기 위해서였다. 그때 어업지도선 꽁
인천에는 문학이 없다?두어해 전, 강화군에서 양도면 건평항 조각공원에 천상병 시인의 동상과 함께 그의 대표작인 「귀천」시비를 세워놓았다. 이름 하여 ‘천상병 귀천공원’인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애송시의 탄생지임을 알려 관광명소로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멀리 외지에서 이곳을 찾아온 문학인들은 거의가 떨떠름한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강화에 거주하면서 귀천공원 건립의 산파역을 맡았던 장인성 시인에 의하면 「귀천」이라는 시의 무게에 비해 공원시설이 너무 초라할 뿐 아니라 사후관리마저 허술하다는 지적이 많다는 것이다. 더불어 귀천공원을 제대로 다듬어놓아도 강화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도시로서의 이미지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지 못하고 있다.유명한 문화예술인들의 향기나 발자취를 찾
내가 국회에서 교육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을 때 알고 지내던 교직자 한분이 늘그막에 강화도로 이주를 해왔다며 집들이에 초대를 해줬다. 새로 집을 지어 들어 온지 달포밖에 되질 않았다면서 어떻게 수소문을 했는지 주인과 함께 교단에 몸담고 있다가 강화로 들어와 사는 전직들이 예닐곱이나 모여 있었다. 그들과 수인사를 나눈 뒤 집주인에게 이사 온 것을 환영한다고 덕담을 건네자 교감출신이라는 사람이 내 말을 가로막으며 하는 말이 이랬다. “저 친구 잘 못 들어온 거예요. 나는 이곳에 정나미가 떨어져서 다시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그런 기피지역으로 이사 온 것이 무슨 잘 한 일이라고 환영을 하고 축하를 한답니까?”강화도가 기피지역이라니? 이런 몹쓸 인사가 있나 싶어 그렇게 말하는 까닭을 따져 물
지난해 가을, 서울의 어느 맹아학교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 학교에 다니는 사각장애아들을 데리고 교동에 있는 송암 박두성 생가를 답사코자 하는데 안내를 맡아달라는 것이었다. 내가 를 비롯해서 지역의 역사문화를 알리는 스토리 북(Story book)을 서너 권 엮어낸 뒤부터 이처럼 뜬금없는 부탁을 해오는 경우가 잦다. 그러나 아무런 볼 것도 없이 폐허지에 불과한 송암 생가를 안내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그곳엔 송암 선생의 집터만 있을 뿐으로 별로 볼 것이 없으니 인천에 있는 박두성 기념관을 가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하자 그쪽에서 하는 말이 이랬다. “시각
‘창조하는 거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가 2007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른바 ‘창조적 자본주의’다. 그는 자본주의는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으로 가야 한다며 속도나 경쟁보다 더불어 사는 삶, 즉 세계의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고 역설했다.풍부한 부존자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속되는 기아와 빈곤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 아프리카는 아시아 대륙 다음으로 광활하지만 아직도 사하라 사막 이남의 지역은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유엔은 아프리카가 겪고 있는 기아와 식량 불안정을 해결하기 위한 우선조건으로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농업투자를 제시해 왔다. 아프리카의 거의 모든 국가는 농업 비중이 높지만 농업
#. 60대 남성 김모씨는 3년 전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급성 대동맥박리증'이었다. 다행히 늦지 않게 병원에 간 터라 찢어진 혈관을 인조혈관으로 바꾸는 응급 개흉 수술을 받고 회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김씨의 고통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상태 점검을 위해 정기적으로 촬영한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남아있는 흉복부대동맥도 풍선처럼 부풀어지는 동맥류성 변화가 발견된 것이다. 대동맥의 지름의 5㎝ 이상이면 큰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이 앞섰지만, 다행히 이 또한 추가 수술 없이 '스텐트 그라프트'(stent-graft) 시술만으로 남아있는 흉복부대동맥은 정상을 되찾았다. 금속그물망 형태의 인조혈관을 대동맥 내에 넣어 동맥이 터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이 시술로
A 고등학교의 김 모(37) 교사는 개학한 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벌써 '중간고사가 두렵다'고 말했다. 작년 기말고사 기간에 벌어진 기억이 떠올라서다. 당시 주관식 서술형 시험을 본 한 학생이 "모르는 것도 스트레스인데 학교가 나한테 스트레스를 준다"며 자신의 인권이 침해됐다는 이유로 교육청과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넣었기 때문이다. 해당 사건으로 감사가 나오면서 학교가 발칵 뒤집혔다. 김 교사는 "당시 학부모까지 학교에 찾아와 선생들이 딸에게 스트레스를 줬다며 항의했다"고 했다. 그는 "교권침해 사안이었지만 학교 측 대응은 미온적이었다"며 "교육 현장에 학생의 인권은 있지만, 교사의 인권은 없는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최근 교권침해가 폭증하고, 횡포성이 날
가족 간에도 상처 주지 않도록 조심해야…음주도 과하면 민폐설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의외로 명절이 달갑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명절 연휴만 생각하면 소화가 되질 않고 가슴이 답답하다는 며느리에서부터 가족들과 마주한 채 담소를 나누는 자리가 두렵다는 취업준비생 아들에 이르기까지 그 처지도 다양하다.명절을 앞둔 사람에게 나타나는 이런 정신적 스트레스를 우리는 '명절증후군'이라고 한다.명절증후군은 명절 전후 정신적, 육체적 피로 때문에 발생하는 일종의 스트레스성 질환으로 '명절 화병'으로도 불린다. 귀향·귀성길 장시간 운전, 가사노동, 가족 간 성차별 등 그 원인이 천차만별인 것은 물론이고, 증상도 두통, 어지러움, 위장장애, 소화불량 등으로 정형화돼있지 않다. 요즘에는 대학입시, 취업, 결
복부대동맥류 터지면 70∼80% 사망…"가족력 살피고 조기발견해야"말초동맥질환 악화 땐 손·발가락 절단 위험…"바른 식습관·운동 필수"박순철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센터 교수 = 우리 몸은 약 12만㎞ 길이의 혈관으로 연결돼 있다. 혈관 질환이라고 하면 흔히 심장동맥(관상동맥), 뇌혈관, 팔·다리 혈관 등을 떠올리지만, 우리 몸에는 모든 부위에 동맥, 정맥, 림프관 등이 있다. 병원에서 이 혈관들을 살피고 치료하는 분야가 혈관외과다.동맥은 심장으로부터 나오는 혈액을 몸의 각 부분과 장기로 보내는 혈관이다. 노령화,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에 의한 동맥경화로 다양한 부위의 동맥이 부분적으로 늘어나거나 좁아드는 협착 또는 폐색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어느 동맥이 좁아지느냐에 따라 관상동맥